표백 - 장강명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이 시대 텅 빈 청춘의 초상
몇 년 사이 읽은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인 작품
한국 문학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뛰어난 작품
이 책에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가 병행된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스토리지?
라고 의아했지만 결국에 두 이야기는 하나로 만난다.
그런 형식으로인해 더더욱 이 미치광이 주인공들에게 공감하게 되고 이입되는 것 아닌가 한다.
이제 나는 세상이 아주 흰색이라고 생각해. 너무너무 완벽해서 내가 더 보탤 것이 없는 흰색. 어떤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이미 그보다 더 위대한 사상이 전에 나온 적이 있고, 어떤 문제점을 지적해도 그에 대한 답이 이미 있는, 그런 끝없이 흰 그림이야. 그런 세상에서 큰 틀의 획기적인 진보는 더 이상 없어. 그러니 우리도 세상의 획기적인 발전에 보탤 수 있는 게 없지. 누군가 밑그림을 그린 설계도를 따라 개선될 일은 많겠지만 그런 건 행동 대장들이 할 일이지. 참 완벽하고 시시한 세상이지 않니? 나는 그런 세상을 ‘그레이트 빅 화이트 월드'라고 불러. 그레이트 빅 화이트 월드에서 야심 있는 젊은이들은 위대한 좌절에 휩싸이게 되지.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우리 자신이 품고 있던 질문들을 재빨리 정답으로 대체하는 거야. 누가 빨리 책에서 정답을 읽어서 체화하느냐의 싸움이지. 나는 그 과정을 '표백'이라고 불러.
크게 보면
신자유주의시대 무한경쟁체제의 시대가 자초한 필연적인(?) 병폐를 그린것일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그냥 다 컷지만 아직 철은 안든 '중2병'환자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과연 시대의 문제인가 이 영토의 문제인가?
대한민국이 왜 자살율 1위의 국가인가?
참고로 한국의 전체 자살율은 OECD국가중 1위이지만
한국이 자살율이 높은 것은 젊은이들의 자살이 아닌, 중/노년층의 자살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궁금하신 분은 이곳을 참조하시라.
실제로 한국에서 10대 젊은이의 자살율은 OECD의 평균이하 수준이다.
이 책을 접으며 그런 우려를 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읽은 젊은이들이 책속의 주인공의 논리에 오염되서 자살을 하게 되면 어쩌지?' 라는...
책속의 이야기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젊은이들아.
그것을 잊지 마라.
책속의 주인공은 자신이 꿈꾼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냈다는 것.
그 이 후에 다시 고민해도 늦지 않음을.
이 소설은 파격인가, 도발인가, 아니면 고발인가
‘한국 문학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뛰어난 작품’ ‘몇 년 사이 읽은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인 작품’ ‘이 시대 텅 빈 청춘의 초상, 섬찟하면서 슬프다’라는 평을 받으며 제 16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는 모든 틀이 다 짜여 있는 세상에서 옴짝달싹 할 수밖에 없게 된 젊은 세대를 ‘표백 세대’라고 칭한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어떤 것을 보탤 수도 보탤 것도 없는 흰 그림인 ‘완전한 사회’에서 청년 세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회에 표백되어 가는 일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의 위치에서 가장 성공했을 때 사회에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살밖에 없다며, 와이두유리브닷컴 사이트에 자살 선언을 올리고 24시간 후에 자살한다. 현실세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꿈이나 노력해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없다는 생각에 좌절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년 세대들의 고달픈 일상과 정해진 채 다가올 미래와 표백되는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보여주면서 면밀하고 명확하게 우리 사회를 그려낸다.
주인공은 7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서 상위 10개 대학의 뒤쪽에 위치한 A대학에 입학해서 군대를 갔다 온 복학생이다. 그는 대학입시를 다시 준비하든 편입시험을 보든 더 상위권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어떤 것을 시작해도 이미 늦어버린 나이라고 생각하며, 미래의 암울한 현실을 깨닫지만 딱히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
‘취업 선배들과의 대화’ 행사 뒤풀이 후에 전교적으로 유명한 ‘21세기 지도자 장학생’인 세연, 경영학과 동기인 휘영, 후배 병권, 세연의 친구 추윤영 등과 어울리게 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살을 준비해온 세연은 친구들을 설득하며 5년 후에 자살할 것을 강요하며, 자신이 가장 주목받는 선구자가 되기 위해서 죽는다. 5년 후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며 표백되고 있던 주인공과 친구들은 우연찮게 한 사이트(와이두유리브닷컴whydoyoulive)를 통해 서로의 소식을 알게 된다. 그러나 친구들은 5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후에 자살을 한다고 선언하는데……. 젊은 세대들이 자살하는 세태를 정확하게 그려내며 현실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우리 사회 청년들의 삶과 일상을 가감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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