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작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옥죄는 운명에 맞서 새로운 인생을 향해 끝없이 탈출을 꿈꾸고 시도하는 두 젊은이의 치열한 분투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6년에 걸쳐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해온 정신분열증 분야의 베테랑. 공황장애와 적응장애로 퇴원 일주일 만에 다시 세상에서 쫓겨난 참이다.
승민은 장님이 되는 병에 걸려 비행을 금지당한 패러글라이딩 조종사. 급속도로 시력을 잃어가는 와중에 가족 간의 유산싸움에 휘말리며 그들이 보낸 '전문가'에게 납치된 신세다.
정신병원에 갇힌 두 남자의 탈출기를 그린 작품으로, 소설은 거듭 탈출을 꿈꾸고 또 시도하지만 늘 그 자리에 머무는 일상에 대한 은유처럼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작가가 직접 정신병원에서 환자들과 생활하는 등의 취재를 바탕으로 치밀한 얼개, 한호흡에 읽히는 문장, 간간이 배치된 블랙 유머 등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역시 정유정 작가다.
그 어느 소설가보다 "치/밀/한/구/성"은 정말 초현실주의 회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치밀하고 디테일한 구성에 대해서는 저말 '탑오브탑'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초반기의 지루함은 있지만 말미로 가며 주인공들의 액티브한 인터랙션이 발생됨에 따라 흥미를 더해간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아.. 나는 저렇게 침몰해가는 인생의 와중에서도 저런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발버둥 칠수 있을까?
p.s.정유정작품 답게 역시나 영화로도 제작되어 상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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